오버투어리즘 관광지의 양면성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전 세계 주요 여행지들이 다시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2024년 파리 올림픽은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지만, 이로 인해 파리의 주요 관광지와 주민들은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오버투어리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파리 올림픽을 토대로 오버투어리즘의 개념, 주요 사례, 경제적 피해,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버투어리즘 이란?
오버투어리즘은 특정 관광지가 감당할 수 있는 관광객 수를 초과해 관광지 지역민의 삶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인기 있는 관광지가 개발되면서 고급 숙박시설과 상점들이 들어서고, 이에 따라 임대료와 물가가 상승해 원래 거주하던 주민이 이주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최근 세계 곳곳의 관광지에서 오버투어리즘이 관광객과 지역민 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도한 관광객 수, 관광객 수용 시설의 부족, 관광객들의 부적절한 태도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오버투어리즘의 사례
스페인 바로셀로나
바르셀로나에서는 대규모 관광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관광 공포증(tourism-phobia)을 호소하며 거리 시위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공공기물을 파손하거나 관광객에게 물을 뿌리는 등 과격한 시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곤돌라 투어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네치아도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주택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1950년대 18만 명에 이르던 주민 수는 현재 4만 명대로 줄어들었습니다. 매년 2,0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어 지역민의 일상생활이 침해받고 있는 중입니다.
집값과 생활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지역민들이 빠르게 탈출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파리 올림픽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현재, 파리는 오버투어리즘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택시 기사들은 올림픽으로 관광객이 증가한 것을 체감하지 못하며, 상승된 물가가 관광객 수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 파리의 물가는 대중교통 요금과 도시세를 포함해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지하철, 버스, 도심 RER의 1회권 티켓 가격은 기존 2.15유로에서 4유로로 인상되었습니다.
도시세는 3성급 호텔 기준으로 지난해까지 1박당 1.88유로였으나 올해는 5.20유로로 약 2.8배 올랐습니다.
숙박비도 크게 상승했습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 파리의 숙소 예약 평균 1박당 숙박비는 30만 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평균치인 22만 9,000원보다 33.2%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의 평균 1박 가격이 21만 9,000원에서 27만 2,000원으로 24.2% 상승한 것과 비교해 파리의 상승 폭은 더 높습니다.
높아진 물가와 숙박비는 관광객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이는 항공사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어프랑스는 올여름 파리 여행 수요 부진으로 3분기 매출이 1억 5,000만에서 1억 7,000만 유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에어프랑스는 “파리를 오가는 항공교통량이 다른 주요 유럽 도시보다 뒤처지고 있다”며 “국제 시장에서 파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버 투어리즘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숙박 시설로 인한 집값 상승
오버투어리즘의 가장 큰 문제는 집값 상승입니다.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에어비앤비(airbnb, 에어비앤비) 등 단기 임대 숙박 시설이 늘어나면서 지역민을 위한 장기 임대 주택이 부족해지고, 임대료는 상승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주택들이 관광용 숙소로 대거 전환되면서 지난 10년간 주택 임대료가 68% 상승했습니다.
물가 상승 및 관광업 의존 증가
전반적인 생활 물가도 상승으로 지역 주민의 생활 패턴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관광객 수가 증가함에 따라 숙박 시설, 식당, 카페, 택시, 렌터카, 대중교통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물, 전기, 식료품 등은 공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기는 하지만 내리지는 않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의 오버투어리즘 사례
제주도
제주도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여행지입니다.
하지만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교통 혼잡, 쓰레기 문제, 자연환경 파괴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수기와 황금연휴 기간에는 인프라가 관광객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촌 한옥마을
북촌 한옥마을은 전통 한옥과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는 관광지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합니다.
그러나 과도한 방문객 수로 인해 소음 문제와 쓰레기 배출이 늘어나고,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촌 한옥마을은 관광진흥법에 따른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어 관광객 방문 시간과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여수 밤바다
여수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다양한 관광 명소로 유명합니다. 특히, ‘여수 밤바다’는 유명한 관광지로, 밤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그러나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주차난, 쓰레기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버투어리즘을 막기 위한 정책
특별관리지역 지정
최근 북촌 한옥마을이 전국 최초로 관광진흥법에 따른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올해 10월부터 계도기간이 실시되고 내년 3월부터 규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입니다.
관광객 밀집 정도와 주거 지역과의 거리에 따라 레드존, 오렌지존, 옐로우존 등으로 분류해 관광객 방문 시간 제한, 차량 및 관광객 통행 제한이 가능해집니다.
에어비앤비 규제
공유 숙박업에 대한 규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피렌체, 덴마크 코펜하겐, 말레이시아 페낭 등은 개인 주택을 에어비앤비 숙소로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공유 숙소를 2채 이상 소유한 집주인에 대해 세금을 21%에서 26%로 인상했습니다.
미국 뉴욕 역시 작년 7월 숙박 공유 규제법을 발효했습니다.
관광세 부과
관광세를 부과하는 국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등 유럽의 유명 관광도시가 대표적입니다.
올림픽 개최로 역대급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 파리의 경우 올 초부터 관광객의 숙박세를 최대 3배 가까이 인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오버투어리즘은 전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파리 올림픽 동안에는 이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관광업계는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관광객 역시 책임 있는 여행을 통해 이를 지원해야 합니다.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우리의 소중한 자연과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