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 올드패션드 가디건 뜨기 전 꼭 알아야 할 게이지와 실 팁





대바늘로 옷을 뜨다 보면 한 번쯤 눈길이 가는 도안이 있죠. 바로 두루미 디자인의 올드패션드 가디건이에요. 큼직한 아란 무늬와 꽈배기 덕분에 완성해 두면 정말 태가 나지만, 시작하기 전부터 게이지와 도안 난이도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이 꽤 많아요. 특히 사이즈 구분이 없는 원사이즈 도안이라 손땀이나 실 두께를 조금만 잘못 맞춰도 핏이 묘해지기 쉽거든요. 불필요하게 푸르시오 하지 않도록 작업자들이 자주 겪는 포인트들을 미리 짚어볼게요.

원작 게이지 그대로 뜨면 안 되는 이유

도안에 나온 공식 스펙은 워스티드 굵기 실 약 560g에 메인 바늘 5mm를 권장해요. 세탁 후 10cm 기준 19코 26단이 기준인데요. 사실 이 수치 그대로 나오는 분들은 생각보다 드물어요. 디자이너 손땀이 워낙 널널한 편이라, 보통 손이나 조금 쫀쫀하게 뜨는 분들이 5mm 바늘을 그대로 잡으면 가슴둘레가 턱없이 작게 나오는 경우가 흔하거든요.

실제로 작업을 마친 분들을 보면 바늘을 6mm나 6.5mm, 심하게는 7mm까지 올려서 뜨는 경우가 많아요. 5mm로 무작정 떴다가 카라 가로 길이가 원작 기준인 52cm에 한참 못 미쳐 48cm 정도에서 멈췄다는 후기도 꽤 있고요. 다만 바늘만 키우면 편물이 너무 숭덩숭덩해 보일 수 있으니, 실 합수를 늘리거나 얇은 모헤어를 섞어서 게이지를 맞추는 방법이 훨씬 안정적이에요.

실패 줄이는 대체실과 합수 조합

원작실인 스튜디오 도네갈 소프트 도네갈은 가격대가 제법 있어서 가성비 좋은 대체실을 많이 찾으실 텐데요. 가장 많이 쓰는 실은 솜솜뜨개 러스크나 라라뜨개 셔틀랜드 울 스타일이에요. 둘 다 거친 울 특유의 투박한 멋과 또렷한 무늬 표현이 장점인데, 합수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옷 느낌이 완전히 달라져요.

보통 러스크 2합이나 셔틀랜드 울 3합으로 뜨면 원작보다 딱 맞거나 조금 아담한 핏이 나와요. 반대로 러스크 3합이나 셔틀랜드 울 4합으로 올리면 넉넉한 오버핏이 만들어지죠. 대신 이렇게 합수를 올리면 완성작 무게가 800g 안팎까지 올라가서 입었을 때 어깨가 묵직해질 수 있어요.

무게가 부담스럽다면 셔틀랜드 울 3합에 키드모헤어 1합을 섞거나, 알리제 슈퍼라나 같은 가벼운 혼방실에 모헤어를 더해 약 438g 정도로 가볍게 완성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에요. 페블 3합이나 니트컨테이너 셔틀랜드 울을 쓸 때도 편물이 바람을 타지 않게 모헤어를 살짝 섞어주면 훨씬 포근해요. 색상은 복잡한 무늬가 또렷하게 도드라지는 아이보리, 오트밀, 라이트 베이지 같은 밝은 단색을 골라야 후회가 없어요.

카라 시작과 경사뜨기 구간 주의점

이 가디건은 목 카라부터 시작해 아래로 내려가는 탑다운 방식이에요. 케이블 캐스트온으로 코를 잡으면서 첫 번째 고비가 찾아오는데요. 이때 코를 너무 빡빡하게 당겨 잡으면 카라 끝이 위로 솟거나 지나치게 오그라들어요. 코 잡는 바늘을 0.5mm에서 1mm 정도 큰 호수로 바꿔서 여유 있게 잡아줘야 카라가 편안하게 펼쳐져요.

카라가 끝나면 목단 1코 고무단을 지나 경사뜨기로 넘어가요. 이때부터 카라가 뒤집어지면서 겉면과 안면의 홀수단, 짝수단 개념이 바뀌거든요. 특히 도안 27단부터 차트 읽는 방향이 반대로 돌아가는 구간이 있어서 방심하면 금방 꼬여요. 첫 코 걸러뜨기로 시작단을 꼼꼼히 체크해 두고, 경사뜨기 들어가기 전에 래글런 늘림 자리에 단수링 마커를 미리 걸어두어야 코가 밀려 통째로 푸는 참사를 막을 수 있어요.

주머니 위치와 소매 길이 조절하기

몸통을 뜨다 보면 다들 한 번씩 멈칫하는 부분이 바로 주머니 위치예요. 도안에 적힌 대로 가슴팍 다이아몬드 무늬 2.5개 시점에서 주머니를 분리하면 주머니가 너무 위로 올라와서 손을 넣기 애매한 위치가 되거든요. 자연스럽고 실용적인 위치를 잡으려면 다이아몬드 무늬를 3개까지 온전히 뜨거나, 반 패턴 정도 더 내려간 뒤에 주머니를 만드는 게 좋아요.

소매 기장도 마찬가지예요. 도안대로만 뜨면 소매가 살짝 짧게 느껴질 수 있어서, 손등을 살포시 덮는 안정적인 길이를 원한다면 다이아몬드 반 개 정도를 더 떠주는 편이 핏이 예뻐요. 주머니 안쪽 면은 원래 멍석뜨기 차트를 살려 뜨는 게 정석이지만, 번거롭다면 메리야스뜨기로 편하게 밀어도 괜찮아요. 다만 겉에서 살짝 보일 수 있으니 입구 쪽 몇 단만 무늬를 맞춰주면 깔끔하게 정리돼요.

세탁 후 편물 변화와 마무리 팁

모든 코막음이 끝나고 세탁과 블로킹을 거치고 나면 가디건 형태가 꽤 달라져요. 꽈배기와 교차뜨기로 빽빽하게 뭉쳐있던 아란 편물은 물을 먹고 마르면서 가로로 생각보다 넉넉하게 늘어나거든요. 대신 기모감이 뽀얗게 올라오면서 큰 바늘을 써서 생겼던 구멍들도 자연스럽게 메워져요.

밑단 코막음을 할 때는 덮어씌워 코막음을 너무 세게 당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너무 당겨지면 밑단이 안쪽으로 말리거나 울퉁불퉁해지거든요. 몸통을 뜬 바늘보다 0.5mm 큰 바늘을 사용해서 느슨하게 닫아주는 게 요령이에요. 단추는 18mm에서 20mm 크기의 거북이 단추나 떡볶이 토글 단추를 달아주면 특유의 클래식한 분위기가 확 살아요.

자주 묻는 질문

Q. 대바늘 초보가 첫 옷으로 도전해도 괜찮을까요?
겉뜨기와 안뜨기 정도만 겨우 아는 단계라면 조금 버거울 수 있어요. 카라 되돌아뜨기나 래글런 늘림(M1R, M1L, M1RP, M1LP), 멍석뜨기와 복잡한 꽈배기 차트를 동시에 보면서 떠야 하거든요. 다른 스웨터를 한두 벌 떠보셨거나 교차뜨기 차트를 막힘없이 읽을 수 있을 때 도전하시는 걸 권해요.

Q. 원작보다 크게 뜨고 싶은데 도안을 수정해야 하나요?
도안 자체가 원사이즈라 콧수를 임의로 늘려버리면 전체적인 아란 무늬 배치가 다 깨져요. 품을 넉넉하게 키우고 싶다면 도안 코수를 건드리지 말고, 실을 도톰하게 맞춘 뒤 바늘을 6mm 이상으로 키워 게이지 자체를 늘려주는 게 가장 안전해요. 전체 기장만 늘리고 싶을 때는 몸통 다이아몬드 무늬를 반 개 단위로 덧붙여 내려가면 돼요.

Q. 실은 몇 그램 정도 준비하는 게 안전할까요?
원작 권장량은 560g 안팎이지만, 국내 대체 콘사로 바늘을 6mm 이상 키워 오버핏으로 작업하면 보통 700g에서 800g 정도 들어가요. 합수를 올리거나 소매, 총장을 늘릴 계획이라면 중간에 실이 모자라지 않게 최소 800g은 여유 있게 준비해 두는 게 마음 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