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접어들면서 오랜만에 차분하고 결이 고운 청춘 드라마가 한 편 시작했어요. ENA 월화드라마 ‘연애박사’가 첫 방송을 타면서 몇부작인지, 어디서 다시 볼 수 있는지 찾아보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흔히 보던 캠퍼스 청춘물이 아니라 로봇 연구실이라는 조금 낯선 배경을 다루고 있어서 신선하게 다가오는 편이에요.
몇부작이고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연애박사는 총 12부작으로 잡혀 있어요. 2026년 10월 5일에 첫 방송을 시작해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 10시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결방 없이 일정대로 쭉 간다면 11월 중순쯤 마무리될 예정이에요.
본방송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면 OTT 스트리밍을 챙겨보시면 되는데요. 현재 KT 지니TV와 디즈니플러스(Disney+)에서 본방송 끝난 직후 바로 올라오고 있어요. 평소 넷플릭스나 티빙을 주로 쓰시는 분들은 거기서 찾다가 헛걸음하기 쉬운데요. 다른 플랫폼에서는 서비스되지 않으니 디즈니플러스나 지니TV 쪽으로 바로 확인하시는 게 편해요.
두 주인공이 로봇 연구실에서 만난 사연
극의 중심에는 박민재와 임유진 두 사람이 있어요. 겉만 보면 공대 대학원 연구실에서 흔히 볼 법한 학생들 같지만, 둘 다 원래 가려던 인생 경로에서 꽤 크게 넘어진 아픔을 안고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 박민재는 고등학교 때 꽤 유망한 수영선수였어요. 그런데 골육종을 앓으면서 한쪽 다리를 절단하게 됐고, 결국 운동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그 뒤에 새로 잡은 목표가 로봇공학이었고, 지금은 박사과정이자 랩장을 맡고 있어요. 반대로 여자 주인공 임유진은 원래 의류학과에서 인정받던 인재였는데요. 친구가 당한 성추행 사건을 외면하지 않고 공론화하려다가 지도교수와 부딪히면서 대학원 진학이 막혀버렸어요. 결국 전공을 기계공학 로봇 연구실로 완전히 틀게 되면서, 접점이 전혀 없던 두 청춘이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게 됩니다.
제목이 왜 연애박사일까?
제목만 쓱 보면 연애 고수들이 나와서 밀당하는 로맨틱 코미디인가 싶을 수 있어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정반대 상황이에요.
박민재는 학업이나 연구 쪽으로는 박사과정까지 밟을 만큼 똑똑하지만, 병이 다시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신체적인 결핍 탓에 연애를 한 번도 못 해본 모태솔로예요. 오죽하면 버킷리스트에 ‘연애하기’를 적어둘 정도로 사랑에는 완전한 초보입니다. 임유진 역시 매사에 솔직하고 열정적이지만 낯선 전공과 불투명한 장래 때문에 매일 흔들리고 있고요. 칼같이 떨어지는 수치나 공식과 달리 사람 마음은 계산대로 되지 않잖아요. 실패하고 부딪히며 관계를 배워간다는 뜻에서 다소 역설적으로 지은 제목이라고 보시면 이해가 빠를 거예요.
1화 엇갈린 인연 줄거리 흐름
첫 회에서는 지하철에서 졸던 유진을 민재가 마주치면서 시작돼요. 급하게 뛰어가다 유진의 구두 굽이 부러지자 민재가 반대쪽 굽마저 똑 분질러서 보행 균형을 맞춰주는데요. 공대생 특유의 엉뚱하면서도 실용적인 다정함이 드러난 장면이었어요.
하지만 같은 날 저녁 사은회에서 터진 성추행 사건 때문에 경찰서에 가면서 분위기가 틀어집니다. 유진은 본인이 목격한 일에 민재가 힘을 보태주길 바랐지만, 민재는 자신이 직접 보지 못한 사실은 말할 수 없다며 완강하게 원칙을 지키거든요. 감정이 상할 법한 상황이었지만, 이후 민재가 서빙 로봇에 남은 녹음 데이터를 뒤져 증거를 찾아보려 애쓰고 둘이 슬램덩크 이야기를 나누며 오해를 풀어가요. 첫눈에 반하는 뻔한 방식이 아니라 서로를 조금씩 납득해가는 과정이라 결이 꽤 담백해요.
안판석 감독의 유작과 작가의 조합
이 드라마가 방영 전부터 눈길을 끈 데는 제작진 영향도 큽니다. ‘하얀거탑’,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졸업’ 등을 만들면서 인물들의 미세한 감정을 탁월하게 담아내던 안판석 감독의 마지막 연출작이에요. 촬영과 편집을 모두 마친 뒤 세상을 떠나시면서 이 작품이 유작으로 남게 됐습니다.
대본은 ‘옥탑방 고양이’와 ‘풀하우스’를 쓴 민효정 작가가 집필했는데요. 두 사람이 2000년 드라마 ‘눈으로 말해요’ 이후 26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작품이기도 해요. 현실적인 랩실 분위기와 담백한 대사가 어우러져서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출연진 등장인물 구성
주연인 추영우와 김소현 외에도 주변을 채우는 배우들이 탄탄해요. 안재홍 교수 역의 이창훈은 호탕하고 사람 냄새 나는 연구실 교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수학과 최연소 정교수 이지훈 역의 장인섭도 극의 한 축을 잡아줍니다.
랩실 식구들로는 이규성(엄태호 역), 이석형(배찬수 역), 김민(최한결 역), 그리고 카이스트 출신으로 민재와 미묘하게 부딪히는 임진효(김세진 역)가 모여 실제 연구실 특유의 리얼함을 살려요. 여기에 유진의 가족으로 카센터를 하는 아빠 임용석 역의 박혁권, 엄마 서미영 역의 서정연, 찐남매 케미를 보여주는 오빠 임유성 역의 김민석까지 더해져 일상적인 온기가 잘 채워져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원작 웹툰이나 소설이 있나요?
원작이 따로 있는 작품은 아니에요. 민효정 작가가 처음부터 쓴 오리지널 창작 드라마입니다.
넷플릭스나 티빙, 웨이브에는 없나요?
네, 국내 OTT 중에서는 디즈니플러스와 KT 지니TV 독점으로만 풀려 있어요.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에서는 보실 수 없으니 참고해 두세요.
첫 방송 시청률은 어느 정도 나왔나요?
1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으로 약 1.8%를 기록했어요. 전작인 신병4 마지막 회(5.2%)에 비하면 조용하게 출발한 편이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멜로 서사라 앞으로 입소문을 탈지 지켜볼 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