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에 뿌릴 향수를 하나 찾고 있었어요. 머스크 계열로 검색하다 보면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퓨어머스크가 계속 걸리는데, 후기를 눌러보면 파스 냄새 난다는 말이 꼭 하나씩 나와요. 남성용 스킨 냄새 같다는 말도 있고요. 결제 직전에 그 문장 보고 창 닫은 게 세 번쯤 돼요. 저는 아직 안 사봤으니 직접 맡아본 감상은 못 쓰고, 대신 이미 써보신 분들 후기를 시간 순서대로 훑어봤어요. 그러다 알게 된 게 있어요. 이 말들이 향 전체를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었어요.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퓨어머스크 파스향 얘기가 왜 그렇게 눈에 띄는지
파스 얘기를 쓴 분들도 대부분 별점을 낮게 주지 않았어요. 그게 좀 이상해서 그 후기들만 따로 읽어봤는데, 화한 냄새가 나는 시점이 다 초반이었어요. 어떤 분은 그 표현 때문에 사려다 말았다가 매장에서 직접 맡아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해요. 무슨 냄새를 말하는지는 알겠는데, 좀 기다리면 그 부분이 사라지고 원하던 향이 남는다는 거였어요.
호불호는 후기마다 말이 달라요. 주변에서 다 좋다고 해서 무난한 향이라고 쓴 분도 있고, 갈릴 것 같으니 꼭 맡아보고 사라는 분도 있어요. 후기가 좋아서 믿고 샀는데 생각보다는 아니었다는 분도 한 분 있었어요. 별점 높은 제품은 기대가 먼저 올라가버리니까요.
뿌린 직후 15초 안에 판단하면 향을 못 봐요
이건 몰랐던 부분이라 좀 놀랐어요. 뿌리고 나서 냄새가 나는 건지 아닌지 애매한 시간이 있고, 15초쯤 지나서 향이 확 올라온다고 해요. 매장에서 손목에 뿌리고 바로 코 대는 식으로 확인하면 아직 안 올라온 상태를 맡고 나오는 거예요.
올라온 다음 첫 향은 센 편이에요. 강해서 좀 부담스러웠다는 분이 있는데, 그분은 원래 향수 잘 안 쓰다가 잔향 때문에 처음으로 직접 산 경우예요. 첫 향만 보고 나왔으면 안 샀겠죠. 세기는 뿌린 양에 따라서도 달라져요. 많이 뿌리면 진해진다는 얘기와 별로 안 진하다는 얘기가 같이 있으니, 처음엔 손목 안쪽에 한 번만 뿌려보시는 게 나아요. 각진 보틀을 로션으로 착각했다는 후기도 있었어요. 병 자체는 예쁘다는 말이 많고, 뚜껑 여닫을 때 소리가 좀 난다는 얘기는 따로 있었어요.
화한 느낌은 20분쯤 지나면 빠진다고 해요
파스, 탑에서 나는 화한 냄새, 날카롭고 쨍하다. 표현은 조금씩 다른데 말하는 구간은 같아요. 10분에서 20분쯤 지나면 연해지고, 중반부터는 그 느낌이 없어진다고 해요.
싫다기보다 예상과 달랐다는 쪽으로 정리한 분이 있었는데, 이 말이 제일 정확한 것 같아요. 머스크의 정석이라는 말을 먼저 들으면 폭신하고 포근한 걸 기대하게 되잖아요. 근데 첫 향은 그게 아니에요. 그런데 바로 이 화한 느낌 때문에 한여름에도 뿌릴 만하다는 후기가 여럿이에요. 포근한 머스크였으면 더운 날엔 못 썼을 거라는 거죠. 첫 향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나가기 20분 전에 미리 뿌려두고 그 구간을 집에서 넘긴다고 해요.
나르시소 퓨어머스크 잔향 후기가 유독 좋아요
여기서 평가가 뒤집혀요. 첫 향보다 잔향이 좋다, 첫 향은 그냥 그런데 잔향은 진짜 좋다. 이런 말이 제일 많이 나와요. 화한 게 빠지고 나면 포근해지고, 계속 맡으면 졸린다고 표현한 분도 있었어요.
시향할 때는 별로였는데 그날 입은 옷에 며칠 향이 남아서 결국 샀다는 후기도 있어요. 다른 향수는 시간 지나면 시큼해졌는데 이건 안 그랬다는 비교도 봤어요. 살 냄새 같다, 샤워하고 나온 것 같다는 말도 이쪽이에요. 향수 뿌린 티가 아니라 원래 그 사람 냄새처럼 남는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무슨 향수 쓰냐고 물어본다는 얘기가 잔향 구간에서 나와요. 더 비싼 브랜드로 갔다가 이게 더 좋아서 돌아왔다는 분도 있었어요.
중성적이라는 말과 여성스럽다는 말이 같이 나와요
이건 아직도 정리가 안 돼요. 중성적이라는 후기가 제일 많은데, 정작 중성적인 향을 좋아하는 분은 이 향을 여성스럽다고 썼어요. 꿀처럼 달다고 읽은 분들은 여름보다 쌀쌀할 때가 낫다고 하고요. 앞에서 본 여름용이라는 얘기와 반대죠. 초반의 화한 느낌을 기준으로 봤는지, 후반의 단 느낌을 기준으로 봤는지 차이 같아요. 어느 쪽으로 보실 것 같으세요?
말이 갈리는 대신 쓸 데는 넓어요. 남자분이 은은하게 퍼진다는 이유로 만족한 후기도 있고, 여자분 선물로 줘서 반응 좋았다는 후기도 있어요. 다른 향수랑 겹쳐 뿌리기 편하다는 말도 자주 보였고, 원래 쓰던 걸 안 버리고 번갈아 쓴다는 분들도 있었어요. 출근할 때 뿌리기 좋다는 평도 있어요.
정리하면 이래요. 시향지 말고 손목 안쪽에 한 번 뿌리고, 15초 기다린 다음 첫 향을 맡아요. 20분쯤 지나서 화한 게 빠졌는지 다시 맡고, 그날 옷이나 팔에 남은 향을 몇 시간 뒤에 한 번 더 확인해요. 시향지에 뿌려서 바로 판단하면 이 향수에서 제일 평이 좋은 구간을 못 보고 나오게 되니까요.
이 글은 제가 써본 게 아니라 먼저 써보신 분들 후기를 시간 순서로 모아본 거예요. 좋다는 말이 많긴 했지만 그게 전부의 생각인지는 알 수 없고, 첫 향과 잔향 중에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보는지부터 정하고 결정하시면 덜 후회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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