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사탕 향이 싫다면, 킬리안 플라워 오브 이모탈리티 후기

복숭아 향수라고 하면 달콤한 사탕이나 샴푸 같은 향부터 떠올리기 쉬워요. 그런데 킬리안 플라워 오브 이모탈리티는 과육의 즙보다 복숭아 껍질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는 후기가 많아요.

막 만진 복숭아 표면의 보송한 솜털, 손끝에 남는 벨벳 같은 질감을 향으로 옮겨놓은 것 같다는 반응이에요.

이름에 이모탈리티가 들어가서 영생의 꽃 이모르텔을 생각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 향은 중국 설화 속 복숭아꽃이 지닌 영생의 상징에서 가져온 이름이에요. 꽃 이름을 앞세운 향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은 복숭아예요.

킬리안 플라워 오브 이모탈리티 향, 이모르텔이 아닌 복숭아꽃 이야기

킬리안 플라워 오브 이모탈리티
킬리안 플라워 오브 이모탈리티

2013년에 나온 이 향은 화이트 피치와 넥타린, 피치 블로섬, 블랙커런트로 시작해요.

가운데에는 아이리스와 로즈, 프리지아가 있고, 마지막에는 통카빈과 캐럿 씨드, 머스크, 바닐라가 남아요.

이름만 보면 꽃 향이 앞에 설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복숭아의 싱그러운 인상이 전체를 이끌어요.

처음에는 복숭아와 넥타린의 밝은 단맛이 올라오지만, 설탕을 넣은 과일 주스처럼 달게 밀어붙이지는 않아요.

꽃 향도 복숭아를 가리지 않고 뒤에서 질감을 보태는 쪽이에요. 그래서 이모르텔 꽃 향을 기대하고 시향하면 방향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질 수 있어요.

킬리안 플라워 오브 이모탈리티는 복숭아를 진하고 끈적하게 보여주는 향수가 아니에요. 과일이 지나간 뒤에 남는 부드러운 표면감까지 보여주는 향이라서, 첫 향보다 한 시간 뒤가 더 중요하게 느껴져요.

복숭아 향수인데 사탕보다 복숭아 껍질이 먼저 느껴지는 이유

일반적인 복숭아 향수는 과육의 단맛과 즙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아요. 이 제품은 그 반대예요. 아이리스와 캐럿 씨드가 복숭아 껍질의 보송한 솜털을 만드는 역할을 해요.

아이리스는 마르고 파우더리한 결을 더하고, 캐럿 씨드는 그 느낌이 너무 가볍게 날아가지 않도록 뒤에서 받쳐줘요.

노트에 캐럿 씨드가 있으면 당근 냄새가 나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어요. 실제 향에서는 당근이 따로 튀어나오지 않아요.

아이리스의 마른 질감을 보강하면서 복숭아를 더 보송하게 느끼게 하는 쪽이에요. 그래서 복숭아의 단맛이 유치한 사탕처럼 느껴지지 않고, 잘 익은 과일을 손으로 만졌을 때의 느낌에 가까워져요.

후기에서 정물화를 보는 것처럼 사실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부분 때문이에요. 복숭아 향을 단맛으로만 표현하지 않고, 과일의 표면과 촉감까지 함께 보여주니까요.

과육의 달콤함보다 복숭아 껍질의 부드러운 결이 좋다면 이 복숭아 향수는 다른 방향으로 다가올 수 있어요.

복숭아 사탕 향 대신 보송한 파우더리 향으로 남는 이유

킬리안 초기 향수들과 비교하면 이 제품은 훨씬 순하고 무난하게 다듬어졌다는 평도 있어요.

향의 변화가 크지 않고 조용하게 이어지다 보니, 니치 향수 가격대에 비해 단조롭다는 반응도 나와요. 반대로 과한 향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이 잔잔함이 장점이 돼요.

매일 뿌려도 피곤하지 않고, 가까이에서만 느껴지는 존재감이 편하다는 쪽이에요.

확산은 팔 길이 안쪽에 머무는 편이에요. 본인은 두세 시간 뒤 향이 사라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피부 가까이에 밀착돼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요.

대여섯 시간에서 그 이상 이어진다는 후기가 나오는 이유예요. 향이 요란하게 퍼지지 않아서 체감과 실제 지속력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겠더라고요.

병 자체는 리필을 지원하도록 만들어져 있어 오래 소장하기에는 편해요.

다만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복숭아 향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고르기보다 이 보송한 질감이 내 취향인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나아요.

한 시간 뒤 아이리스와 통카빈이 남았을 때도 마음에 들어야 손이 자주 가요.

지속력, 사라진 듯 느껴지는 이유

이 향은 처음부터 멀리 퍼지는 제품이 아니에요. 넉넉히 뿌려도 몸 가까이 조용히 머무는 편이라, 확산력으로 존재감을 보여주는 향을 찾는다면 약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렇다고 지속력이 두세 시간으로 끝난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워요. 단맛이 가라앉은 뒤 향이 피부에 붙는 방식이라 코가 익숙해지면 본인만 덜 느끼게 되거든요.

시향할 때는 충분히 뿌린 뒤 한 시간쯤 기다려보는 편이 좋아요.

처음의 복숭아 단맛이 잦아들고 아이리스와 통카빈, 머스크가 남는 구간이 이 향의 본모습에 가까워요. 캐럿 씨드가 걱정돼도 이때 따로 당근처럼 튀지 않는지 확인하면 돼요.

봄과 초여름 낮에 어울리는 이유 장소는?

이 향은 봄과 초여름 낮에 잘 어울려요. 밝은 색 니트나 코튼 소재의 단정한 옷차림, 햇볕이 있는 낮 외출과 자연스럽게 이어져요.

봄 여자 향수로 과일 향을 찾지만 너무 달거나 어린 느낌은 피하고 싶을 때 잘 맞는 이유예요.

브런치 향수로 쓰기에도 부담이 적어요. 카페 나들이나 결혼식, 돌잔치처럼 낮에 화사한 인상이 필요한 자리에서 과하게 퍼지지 않아요.

병원이나 도서관처럼 향에 민감한 실내, 회의가 있는 날에도 조용하게 쓸 수 있고요. 사무실에서만 무난한 향이 아니라, 낮 시간대에 가까운 사람과 편하게 만나는 여러 자리에 두루 맞는 편이에요.

반대로 파티처럼 강한 존재감이 필요한 곳이나 공기가 차가운 한겨울 저녁에는 힘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향이 가까이 머무는 성격이라, 많은 사람 사이에서 확실히 드러나는 향을 원할 때는 다른 방향이 더 맞아요.

대체 향수 소개

이 향의 살구빛 단맛과 화사한 분위기는 좋지만 조금 더 부담 없이 즐기고 싶다면 디올 미스 디올 블루밍 부케 오 드 뚜왈렛을 비교할 수 있어요.

작약과 장미에 과일 단맛이 얹힌 향이라, 비슷하게 밝은 낮 향을 찾을 때 이어져요.

복숭아보다 서양배의 과일 기운을 더 선명하게 느끼고 싶다면 조 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코롱이 있어요.

반대로 이 향이 너무 조용하고 단맛도 약하게 느껴졌다면, 더 진득한 단맛과 존재감을 가진 킬리안 엔젤스 셰어 온 더 록스를 보는 이유가 생겨요.

과일 향은 빼고 아이리스와 캐럿 씨드가 만든 솜털 같은 파우더리 향수의 결만 좋아했다면 르 라보 비올렛 30이 다른 선택이에요.

복숭아의 단맛보다 보송한 잔향이 좋았을 때 비교할 수 있는 방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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