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렘피카, 감초 사탕처럼 시작해 바닐라로 남는 가을 겨울 향수

롤리타 렘피카의 후기를 살펴보면 의견이 정확히 두 갈래로 나뉘어요.

한쪽에서는 보랏빛 숲과 요정이 떠오르는 동화 같고 신비로운 향이라고 극찬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강렬한 감초 사탕이나 헤어스프레이를 떠올리게 만든다며 고개를 저어요.

게다가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아 온 만큼 비슷한 이름을 단 후속 버전들이 여럿 존재해 후기만 보고는 정확히 어떤 병의 이야기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혼란도 따르지요.

롤리타 렘피카, 감초 사탕처럼 시작해 바닐라로 남는 가을 겨울 향수

롤리타 렘피카
롤리타 렘피카

롤리타 렘피카는 처음 맡았을 때와 시간이 지난 뒤의 인상이 크게 달라서, 후기를 읽어도 같은 향을 말하는 것인지 헷갈릴 수 있어요.

누군가는 보랏빛 숲이나 동화 속 요정을 떠올릴 만큼 신비롭고 달콤하다고 말하지만, 누군가는 감초 사탕이나 헤어스프레이처럼 강한 향이 먼저 난다며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고 해요.

이 차이는 향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아니스와 감초가 초반을 아주 강하게 장악하는 구조에서 시작돼요.

1997년에 나온 롤리타 렘피카 오리지널 오 드 퍼퓸은 사과 모양의 병으로도 오래 기억되는 향수예요.

병은 실비 드 프랑스가 디자인했고, 향은 당시 유행하던 달콤한 구르망 향수 안에서도 조금 다른 길을 택했어요. 단맛만 쌓기보다 쌉싸름한 감초와 푸른 잎의 풋내를 함께 넣었거든요.

그래서 바닐라 향수나 체리 향수처럼 쉽게 예상되는 달콤함을 기대하고 시향하면, 생각보다 낯선 첫 향에 당황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롤리타 렘피카, 감초와 아니스가 첫 30분을 장악하는 향

탑노트는 스타 아니스와 바이올렛, 아이비로 열려요. 스타 아니스는 감초와 닮은 알싸하고 달큰한 향신료 느낌을 내고, 아이비는 담쟁이 잎 특유의 초록빛 풋내를 더해줘요. 여기에 미들의 감초가 더해지니 뿌린 직후에는 달콤한 사탕과 씁쓸한 약초가 한꺼번에 올라오는 듯한 인상이 남아요. 후기에서 감초 냄새밖에 안 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과장은 아니에요.

아니스와 감초 계열은 배합에서 아주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도 코가 빠르게 알아차리는 원료예요. 그래서 실제 향 전체에는 체리와 아이리스, 바닐라, 프랄린이 함께 들어 있어도 처음 15분에서 30분 동안은 감초가 주도권을 완전히 잡는 편이에요. 이 구간에서 향이 너무 강하거나 헤어스프레이처럼 느껴졌다면, 매장에서 바로 손을 씻고 싶어질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이 향의 호불호는 감초를 좋아하느냐보다, 달콤함과 쌉싸름함이 부딪히는 느낌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더 가까워 보여요. 아이비의 푸른 잎 향은 바닐라와 프랄린의 단맛을 얌전하게 정리해주기보다, 그 사이에 계속 풋내를 남겨요.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구르망 향수와 다르게 만드는 긴장감으로 읽히지만, 누군가에게는 단 향과 풀 향이 따로 노는 듯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더라고요.

롤리타 렘피카 오리지널 EDP, 체리와 바닐라가 올라오는 잔향의 변화

초반의 감초와 아니스가 한풀 꺾이면 체리와 바닐라, 프랄린이 조금 더 부드럽게 올라와요. 이때부터는 감초 사탕 같은 날 선 인상보다 달콤하고 포근한 구르망의 결이 보이기 시작해요. 베이스에는 바닐라와 프랄린, 통카빈, 화이트 머스크, 베티버가 깔려 있어서 단맛이 끝까지 가볍지는 않아요. 하지만 시작에 있던 알싸한 향신료가 남아 있어 단순히 크림처럼 달기만 한 바닐라 향수로 흐르지는 않더라고요.

바이올렛과 아이리스, 오리스 뿌리가 남기는 파우더리함도 이 향을 독특하게 만들어요. 아이리스는 꽃잎처럼 화사하게 퍼지기보다 마른 뿌리와 화장품을 떠올리게 하는 보송한 질감을 더해주고, 바이올렛은 그 위에 보랏빛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고전적인 분위기를 보태요. 그래서 후기에서 보랏빛 숲, 오래된 화장품, 달콤한 사탕 같은 서로 다른 말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감초와 잎사귀, 체리와 바닐라, 파우더가 시간 차를 두고 겹치니 한 가지 단어로 정리하기 어려운 향이었어요.

매장에서 첫 향만 맡고 결정하면 강한 감초 구간만 본 셈이 될 수 있어요. 적어도 30분은 기다려 체리와 바닐라가 올라오는지, 아니면 끝까지 아니스의 알싸함이 더 크게 남는지 확인해야 해요. 초반이 불편했는데 잔향에서 부드러워지는 변화가 마음에 들면 오리지널만의 매력으로 느껴질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감초 사탕 같은 인상이 부담스럽다면 계절이 맞아도 손이 잘 안 갈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롤리타 렘피카 지속력, 두 번만 뿌려도 충분한 가을 겨울 향수

오 드 퍼퓸 기준 확산력은 꽤 있는 편이라 두 번만 가볍게 뿌려도 충분해요. 세 번 이상 겹치면 감초와 아니스, 바닐라가 좁은 실내에 밀도 있게 퍼져 주변에는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지속력은 피부에서 여섯 시간에서 여덟 시간 안팎으로 이어지고, 옷감 위에서는 더 길게 남는 편이에요. 처음부터 니트나 코트에 뿌리기보다 피부에서 먼저 감초의 잔향이 괜찮은지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계절은 가을 향수와 겨울 향수로 보는 쪽이 가장 잘 맞아요. 선선한 날에는 바닐라와 프랄린의 단맛이 포근하게 이어지고, 아니스와 아이비가 남긴 쌉싸름함도 답답하지 않게 정리돼요. 반대로 한여름의 뜨거운 공기에서는 단맛이 무겁게 부풀 수 있어요. 출근하는 사무실이나 엘리베이터처럼 밀폐된 공간이 많은 날, 음식 냄새가 강한 식사 자리는 피하는 편이 편하겠어요.

가을 저녁의 약속이나 겨울 데이트처럼 기억에 남는 향을 쓰고 싶은 날에는 잘 어울려요. 편안한 친구 모임에도 가능하지만, 향 자체가 조용한 배경이 되기보다는 존재감을 남기는 쪽에 가까워요. 포근한 니트와 코트, 벨벳 소재처럼 질감이 있는 옷을 입는 날에 쓰면 파우더리한 아이리스와 바닐라의 분위기가 더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겠더라고요.

대체 향수

롤리타 렘피카의 달콤함은 마음에 드는데 조금 더 고혹적인 술과 향신료 쪽으로 깊게 가고 싶다면 킬리안 엔젤스 셰어를 비교해 볼 수 있어요. 감초 특유의 알싸한 기운을 더 진하고 어둡게 밀고 나가고 싶다면 디올 소바쥬 엘릭서의 라벤더와 감초 조합이 다른 방향이 돼요.

반대로 감초의 존재감은 줄이고 바이올렛과 아이리스가 만드는 보랏빛 파우더리함만 차분하게 보고 싶다면 르 라보 비올렛 30을 살펴볼 수 있어요. 달콤함 안에 쌉싸름한 여운이 남는 구조는 좋아하지만 향신료가 너무 강한 쪽은 피하고 싶다면 르 라보 떼 마차 26도 비교하기 좋겠어요.

부쉐론 향수 다른 포스팅 보기

다른관점의 포스팅 소개~

나이키 에어맥스 Dn8

나이키 신제품이 출시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