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명에 말차가 들어간 향수라면 막 찻잎을 갈아낸 듯한 씁쓸함이나, 따뜻한 말차 라테처럼 진한 녹색의 분위기를 먼저 기대하게 돼요.
브랜드도 말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니 더 그렇고요. 그런데 르 라보 떼 마차 26을 실제로 뿌려본 사람들의 이야기는 예상과 조금 달라요.
첫 향부터 말차가 뚜렷하게 올라온다기보다 뽀얗고 크리미한 무화과가 먼저 자리를 잡고,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말차 같은 기운이 천천히 느껴졌다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 제품을 두고 르 라보의 숨은 무화과 향수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어요.
말차라는 이름만 보고 시향하면 “생각보다 차 향이 없네” 하고 끝날 수 있지만, 처음의 크리미한 인상과 두 시간 뒤의 잔향을 나눠서 보면 왜 이런 평이 나오는지 조금씩 이해가 돼요.
뿌린 직후에 강한 존재감을 보이는 타입은 아니지만 가까이 다가갔을 때만 포근하게 남는 편이고, 본인은 사라진 줄 알았다가 옷이나 손목에서 다시 느끼는 일도 생길 수 있어서 시향 방법까지 함께 알아두는 편이 좋겠어요.
르 라보 떼 마차 26, 말차보다 무화과가 먼저 느껴지는 이유

르 라보 떼 마차 26은 2021년에 나왔고, 말차 티 어코드와 무화과, 비터 오렌지, 베티버, 시더라는 비교적 단출한 구성으로 알려져 있어요.
브랜드에서는 아주 가까운 사람만 알아차릴 수 있는 스킨센트로 기획했다고 설명하는데, 실제 반응도 그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팔 길이 밖까지 향이 크게 퍼지는 제품이라기보다 몸 가까이에서 은은하게 남는 쪽이라, 처음부터 주변을 채우는 향을 기대하면 생각보다 조용하다고 느낄 수 있겠더라고요.
향수 안에 들어가는 차 향은 실제 찻잎을 그대로 옮겨 놓는 방식이라기보다, 말차처럼 느껴지도록 여러 요소를 맞춘 어코드로 만들어진다고 해요.
그래서 노트에 말차 티 어코드라고 적혀 있다는 점도 생잎이나 찻가루의 냄새가 그대로 난다는 뜻과는 조금 달라요.
이 병에서는 그 말차 느낌이 맨 앞에 서기보다, 크리미한 무화과가 먼저 넓게 펼쳐진 뒤 아래에서 초록빛의 씁쓸함을 살짝 보태는 역할에 머문다는 후기가 많았어요.
처음 뿌렸을 때는 우유를 섞은 듯 부드럽고 뽀얀 무화과가 가장 먼저 기억된다는 말이 나와요. 파우더리한 느낌도 함께 언급되지만 답답하게 달거나 진득하게 눌어붙는 쪽보다는, 깨끗하고 포근하게 감싸는 방향에 가깝다고 받아들인 사람이 많았어요.
말차를 기대한 사람에게는 주인공이 바뀐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처음부터 무화과 향수로 생각하고 접근하면 오히려 편안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보여요.
비터 오렌지가 처음의 분위기를 조금 가볍게 열어주고, 뒤로 갈수록 베티버와 시더가 받쳐주면서 단순히 달콤한 열매 향으로만 끝나지 않게 해준다는 설명도 있었어요.
다만 이 나무 느낌이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니에요. 무화과의 크리미함과 베티버의 흙 같은 기운이 겹칠 때, 드물게 눅눅하거나 퀴퀴한 곰팡이 같은 인상으로 받아들였다는 반응도 있었거든요.
이 부분은 글이나 노트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맨살에 한 번 올려본 뒤 내 피부에서 어떻게 남는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겠더라고요.
두 시간 뒤, 말차 라테처럼 달라지는 잔향
이 제품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뿌린 뒤 바로 판단하면 놓치기 쉬운 변화에 있어요.
처음에는 말차보다 무화과가 훨씬 선명해서 이름과 실제 향이 다르다고 느끼기 쉬운데, 가볍고 날렵한 느낌이 지나간 뒤 두 시간쯤 지나면 크리미한 무화과 아래에 깔려 있던 말차 어코드가 조금 더 또렷하게 올라왔다는 후기가 있었어요.
이때 진한 말차 라테처럼 느껴졌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도, 찻잎 자체의 쌉쌀함만 남기보다 부드럽고 뽀얀 느낌이 함께 이어지기 때문으로 보여요.
그래서 매장에서 시향지에 뿌리고 짧은 시간안에 결론을 내리면 이 향의 흐름을 다 보기 어려울 수 있어요.
초반에는 말차가 거의 안 느껴져 실망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과 다른 모습이 보였다는 이야기가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시트러스가 완전히 걷힌 뒤의 잔향까지 보려면 최소 두 시간 정도는 여유를 두는 편이 좋고, 가능하다면 한쪽 손목에만 올린 뒤 평소처럼 움직여 보면서 확인하는 방식이 가장 자연스러워요.
이름 때문에 말차 열매나 찻잎의 진한 향을 곧이곧대로 찾으면 만족하기 어렵겠어요.
오히려 무화과의 부드러움에 초록빛의 쌉쌀한 기운이 더해지는 제품이라고 생각해야, 두 시간 뒤에 느껴지는 변화를 덜 낯설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말차라는 단어가 주는 기대와 실제로 피부에서 남는 잔향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이 병을 좋아하는 사람과 아쉬워하는 사람을 나누는 가장 큰 이유 같더라고요.
무화과 향수 중에서도 상큼한 잎이나 시원한 과일 쪽을 기대했다면 이 제품은 예상보다 포근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반대로 달달한 디저트처럼 무거운 무화과를 피하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베티버와 시더가 뒤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점이 장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어요.
같은 열매가 들어가도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재미있었어요.
잘 어울리는 계절과 공간
봄 향수로 찾는다면 이 제품의 부드러운 장점이 잘 살아날 수 있어요.
공기가 조금 따뜻해지고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시기에 뿌리면, 뽀얀 무화과와 초록빛의 말차 느낌이 너무 차갑거나 무겁지 않게 이어진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출근길 사무실이나 회의실처럼 조용한 공간, 도서관이나 미술관처럼 가까운 사람과 같은 공기를 오래 나누는 장소에서도 과하지 않다는 점이 장점으로 보였어요.
여름 향수로 생각할 때는 한낮의 강한 더위보다는 초여름이나 해가 조금 기운 시간대가 더 잘 맞을 수 있어요.
확산이 크지 않고 무화과의 크리미함이 중심에 있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는 한여름 야외에서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겠더라고요.
반면 에어컨이 있는 실내나 늦은 오후의 카페처럼 온도가 안정된 곳에서는 포근한 스킨센트의 장점이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어요.
봄 향수와 여름 향수 사이에서 편하게 쓸 제품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 병은 봄부터 초가을까지의 낮 시간에 특히 잘 맞는 쪽이에요.
리넨 셔츠나 코튼 소재, 부드러운 니트처럼 힘을 뺀 옷차림과 잘 어울린다는 의견이 있었고, 향이 옷보다 앞서기보다 착용한 사람 가까이에 조용히 남는 편이었어요.
혼자 집에서 쉬는 날이나 카페에서 작업하는 시간처럼, 누구에게 보여주기보다 내 주변의 공기를 편하게 만들고 싶은 날에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겠더라고요.
데이트 자리에서도 화려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 상대방이 가까이 왔을 때만 포근하게 전해지는 향을 원한다면 잘 맞을 수 있어요.
다만 많은 사람 속에서 향으로 인상을 남겨야 하는 파티나 결혼식장, 야외에서 하루 종일 움직여야 하는 일정에는 힘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공기가 차가운 한겨울 실내에서는 이 향의 부드러운 부분이 묻힐 가능성도 있으니, 계절과 장소를 조금 타는 제품이라는 점은 생각해 두는 편이 좋아요.
대체 향수, 무화과와 차의 결을 나눠 보는 비교
떼 마차 26 대체 향수를 찾는다면 먼저 무엇이 아쉬웠는지부터 나눠 보는 편이 좋아요.
말차라는 이름에 끌렸는데 차 향이 더 분명했으면 좋겠는지, 크리미한 무화과는 마음에 들지만 좀 더 시원하고 가벼운 방향을 원하는지, 아니면 조용한 밀도와 포근함은 유지하면서 다른 꽃 향을 찾는지에 따라 비교 대상이 달라져요.
단순히 비슷한 제품을 찾기보다 지금 이 병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을 하나씩 짚어보는 방식이 더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같은 르 라보 안에서 완전히 다른 차의 분위기를 보고 싶다면 떼 누아 29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어요. 떼 마차 26이 밝고 부드러운 무화과와 함께 차의 기운을 조용히 깔아두는 쪽이라면, 떼 누아 29는 어둡고 훈연한 홍차와 담뱃잎의 결을 원하는 사람이 살펴보는 방향이에요.
말차라는 단어보다 차 자체가 남기는 어둡고 진한 인상이 필요했던 경우라면, 두 제품의 차이가 더 또렷하게 느껴질 수 있겠어요.
무화과 향수에서 크리미한 부분은 줄이고, 잎과 열매가 주는 시원하고 청량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아쿠아 디 파르마 피코 디 아말피가 함께 언급돼요.
떼 마차 26의 포근한 밀도가 마음에 들지만 한여름에도 더 가볍게 쓸 수 있는 쪽을 찾는 경우에는 비교해 볼 만하겠더라고요. 달콤한 열매 느낌보다 풋풋한 풀잎과 무화과 잎의 초록빛을 더 또렷하게 보고 싶을 때는 이솝 비레레가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어요.
반대로 무화과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고, 조용하면서도 파우더리한 분위기를 좋아했다면 딥티크 플레르 드 뽀도 함께 살펴볼 수 있어요. 두 제품은 같은 향이라고 보기보다, 큰 확산 없이 가까운 거리에서 은은하게 남는 결을 좋아하는 사람이 관심을 가질 만한 공통점이 있는 쪽이에요.
떼 마차 26 대체 향수는 말차를 더 찾느냐, 무화과를 덜어내고 싶으냐, 혹은 조용한 사용감만 이어가고 싶으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겠더라고요.
이 제품은 매장에서 잠깐 맡은 첫 향보다 두 시간 뒤에 남는 모습이 더 중요한 편이에요. 말차가 약하다는 첫인상만으로 끝내기보다, 무화과가 포근하게 남은 뒤에 초록빛의 기운이 어떻게 올라오는지까지 보고 판단하는 편이 맞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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